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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미국 & 한국

직장에서 '좋은 상사' 혹은 '좋은 후배'가 된다는 것

by 슬기로운언니 2016. 6. 29.

직장에서 '좋은 상사' 혹은 '좋은 후배'가 된다는 것


미국 간다니까 아기엄마 친구들 다음으로 많이 만나는

이전 회사 공채 입사 동기

그리고 사수, 선배, 팀장님


회사에는 어쩜 그렇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비밀이 많은지

모이면 업계 이야기 회사 이야기로 다들 숨넘어 간다.


그 중에서도 만나면 제일 편한 사람들은 공채 입사 동기들

내가 퇴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회사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해주는 그들이다.


만나면 회사 내부 이슈뿐 아니라 

업계 담당자와 한국 PR산업의 미래

공채 후배들, 사수, 팀장님들과의 관계 등 

나름 건설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홍보 PR 에이전시는 팀장의 권한이 크기 때문에

팀장의 능력과 업무 스타일에 따라

팀원들의 근무환경과 일의 성과, 인센티브 금액이 달라진다.


그래서 경력직은 팀장이 누구인지에 따라 입사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인지 PR 홍보 업계 사람들이 모이면 항상 

어느회사 어떤 팀장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데


어떤 팀장이 좋은 팀장, 사수인지에 대한 논쟁은 항상 흥미롭다.


예를들면, 동기 A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좋은 팀장, 사수의 덕목(?)이라고 했고

동기 B는 팀의 안정적인 수익 유지와 팀원들의 성장을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수가 능력있어서 배울게 많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후배의 실수도 외부 관계자들에게 때로는 본인의 잘못이라고 말하며 감싸주고

부당한 외부. 내부의 대우에는 팀의 대표로 맞서 싸워줄 수 있는 그런 선배이자 팀장님들만 있으면 

직장생활에 실망해 1년 이내에 퇴사, 이직하는 경우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팀장님은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우선 나부터도 당장 팀장이 된다면 저렇게 완벽한 팀장역할은 어려울 것 같다.


사원이었지만 후배 사원과 인턴사원들에게 

일을 가르쳐주고 업무지시를 했었는데 '사람을 부린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아랫사람을 가르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아랫사람보다 많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한다.


또 업무지시를 할 때는 이 일이 왜 필요한지, 너가 왜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너가 이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내 업무도 쳐내기 바쁜데 누군가를 가르치고 업무지시를 하는건 사실 꽤나 진빠지는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상사는 후배 또는 아랫사람에게 직접 일을 시키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으며 본인이 직접 빨리 일을 처리하곤한다.



내가 퇴사하고 내가 가르치고 함께 일을했던 인턴사원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전, 후배가 회사를 그만두었다.

인턴 계약 만료 1달 전에 말이다. 

동기들 앞에서 말은 못했지만 미안한 일이다.


때로는 사수가 좋고 나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우리가 후배에게 좋은 상사인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도 있는것 같다.


동기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후배들의 태도나 행실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재미있는건 우리의 상사가 "나 때는 안그랬는데"라는 말을 하면 치를 떨며 싫어했었는데

우리가 이 말을 그대로 따라하며 후배들에 대해 평가하고 있었다.


또 후배가 "선배님 감사합니다", "선배님 최고예요"라고 카드나 문자 메세지를 보내면

왠지 모르게 뿌듯해하고 으쓱해 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꼰대 노릇을 했고

아부를 좋아하는 기득권이었던 것이다.


미국에 가면 다시 막내로 회사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인턴사원 시절 열심히 했던 복사와 청소, 인사를 다시 해야겠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상사의 '꼰대' 모습을 닮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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