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사생활] 미국 & 한국

버티기에도 '잘' 버티는 방법이 있다

by 슬기로운언니 2016. 6. 26.


'버틴다'는 것은 참는 것이 아니라, 때를 기다리고 준비하는 것이다


"입사 후 3년은 버텨야한다"

"대리는 달아야 이직이 잘 된다"

"1년, 3년, 6년 마다 직장생활의 고비가 찾아온다"


이 말은 내가 퇴사 직전까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이다.


그런데 나는 이 모든 말들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왜냐, 입사 5년, 6년차가 되어 퇴사한 선배들도 원하는 직장에 이직하지 못하거나

이직해도 이전직장보다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재직중임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오래 다니기 위해 끊임없이 영어공부, 특수 대학원 등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는 학교선배들  

그리고 30년을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 했지만, 퇴직하면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우리 아빠를 보며

나에게 직장생활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끔 했다. 

 

그리고 입사 2년차, 정확히 입사 1년 6개월만에 퇴사 했다.  



 "퇴사하겠습니다"라고 팀장님께 말했을때


부사장님께서는 "겨우 사원직급으로는 어디 갈 만한 데도 없다"라고 말씀하셨고

팀장님께서는 "3년은 버티는게 좋다"고 말씀하셨다.

직장 선배들은 "이직할 곳이나 퇴사 후 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퇴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퇴사 후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고

3년의 경력도 채우지 못했지만

나는 이러한 내 결정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지금 생각 해보면 그 근거가 바로 내 '실력'과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던 것 같다. 

3번의 팀장님 교체, 2번의 팀 변경, 6개월 동안의 사수 부재가

힘들고 어렵게 했지만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가끔 신문기사 또는 잡지를 보면

성공한 CEO, 워킹맘, 정치인들은 직장생활, 육아를 겪어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라'고 말하는걸 볼 수 있다.

이 때 '버티라'고하는 말의 뜻은,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라'는 것이 맞는것 같다.

그리고 내가 당장은 손해보는 것이 있으면 그 다음에 얻는것도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니

당장의 손해와 불이익에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사실 직장생활이든 육아든 

돈을 위해, 커리어를 위해, 아이가 어느정도 클때까지 등의 이유로 

일정 기간동안 꼭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내 자리를 지키는 소위 '버티기'에도 '잘' 버티는 방법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충동적인 퇴사의 길로 가는 지름길, '자기 연민'


직장생활을하면 억울한 일이 참 많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상사에게 욕을 먹는 건 말하면 입아프고

   분명 칼퇴를 할 수 있는 날 이었는데 급한 일처리로 야근하게 된 경우

사내에서 욕먹고 밖에서는 넘어지거나 구두 굽이 부러지거나

다른 팀원들은 모두 식사하러 가는데 나만 일처리로 끼니를 거를 때

모두 퇴근 했는데 나만 회사에 남아 늦은시간까지 야근을 하는 경우

야근수당을 하나도 받지 못하면서 야근하기

야근한 것도 서러운데 야근교통비까지 안줄 때

다른 팀의 동기들은 인센티브 받는데 나는 단 한번도 못 받는 경우


이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종종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퇴사 하겠다고 

상사에게 내지르거나 사직서를 던진다.


그런데 이렇게 감정적으로 퇴사를하면 반드시 우리는 후회하게 된다.


위에서 말한 모든  경우는 며칠 뒤 상사로부터 칭찬을 듣거나

나의 실적이 좋아지거나, 승진을하거나, 인센티브를 받거나, 팀원과의 사이가 회복 되면

모두 언제 그랬냐는듯 잊혀질 만한 에피소드이다.


그런데 많은 직장인들이 이런 상황에 퇴사를 외치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럴때 우리는 잘버텨야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아무리 일이 많아도 끼니때 식사 거르지 않기

(감정의 3단변화: '밥먹는 대신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고 집에 가자'->'먹고살자고하는짓인데 이게 뭔가'->'이놈의 회사는 다녀서 뭐하나'->충동적 퇴사)

2. 내가 스트레스를 풀 만한 통로 만들기

3. 내 주위환경 속에서도 내가 즐거움을 느낄 만한 요소 만들기

4. 일정하게  쉬는 날을 정하고 그 날에는 꼭 하고싶은 것만하기



육아도 직장생활과 다를게 없다



"슬기야 나 요즘 이상해"


미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직장생활로 주말에는 만나기 어려웠던

아기엄마 친구들을 최근에 많이 만난다.


특히 전업주부이며 남자 아이만 3명을 키우는 28살의 내 고등학교 동창은

특유의 밝은 성격과 무한긍정으로 그동안 육아와 살림, 내조를 잘 해왔는데

본인 생활 없이 몇 년을 그렇게 지내다 보니 우울증이 온 것 같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게 없냐"고 물으니

"사실 천연비누 공방에 나가고 싶은데 쌍둥이들이 어린이 집에 다니면 그때부터 다녀볼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직장생활과 잦은 출장, 주말 야구 등으로 육아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통로가 있고

함께 아이를 봐주시는 친정엄마도 친구들과 가끔 여행을 가시는데

친구는 한 달에 많아 봐야 2번, 2~3 시간 정도 아이들과 떨어져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 그 공방 당장 등록하고 일주일에 1시간만이라도 꼭 참석해라"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랬더니 친구는 어린 아들 3명을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매주 1번이라도 공방에 나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것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육아는 돌보는 엄마의 기분과 행복감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

엄마가 기분이 좋으면 아이들도 기분이 좋아지고 좋은 기운을 받게 된다.

그런데 엄마가 계속되는 육아로 지치고 힘들면 짜증과 화만 늘고 아이들도 좋지 못한 영향을 받게 된다.


 "일주일에 1번, 1시간이라도 좋으니 꼭 공방에 가"


처음에는 시작하기 힘들어도 일단 시작하면

친정엄마도 아이들도 매주 1번씩 공방에 가는걸 이해하게되고 외출하는 것에 익숙해 질 것이다.

그러면 친구는 훗날 본인의 기술과 작업물에 보람을 느끼게 되고

아이들도 엄마의 행복과 기쁨에 덩달아 기분이 좋고

남편은 부인의 기술로 경제적인 도움을 받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나의 설득에 실제로 친구는 얼마전부터 공방에 나가기 시작했다. 


친구가 "너는 결혼도 안했는데 아줌마 마음을 이해하냐"고 했는데

사실 직장인도 전업주부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


잦은 야근과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본인의 휴일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없는 직장인은

결국 지치게 마련이고 병든몸으로 퇴사를하게 된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본인의 취미생활 또는 자기계발을 위한 활동 등으로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숨통을 틔워 주어야 지치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것 같다.



도 1년 6개월을 잘 버티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시간에 혼자 커피를 마시거나

일을 핑계로 보고싶은 회사에 구비된 잡지, 신문, 주간지 등을 틈틈이 챙겨보는 것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해 사내 행사때마다 사회 보기

회사에 앉아 있는게 답답하면 외부 미팅 일정 잡거나 

친한 기자 또는 고객사 담당자 들과 업무를 핑계로 전화통화하기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맛집 찾아가기

좋아하는 커피집과 술집 찾아서 친한 동료들, 좋아하는 사람과 점심시간, 퇴근 후에 방문하기 등등



나름 내가 실력을 키울때까지 버티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 두었었다.


그리고 퇴사를 결심하고 어느정도 일을 배웠다고 생각했을 때

미련없이 회사를 그만 두었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런 글을 쓰며 마무리 작업 중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악착같이 매일을 버텨내고 있는

내 친구들과 동기, 가족 모두가 힘이나고 즐거운 삶을 살면 좋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