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의 끝자락,

한국에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미국으로 왔다. 그리고 미국에 온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기억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회사와 관련된 것들이다. 미국에 혼자 지내다보니 특별히 만날 친구도 함께 주말을 보낼 가족도 없으니 회사가 내 미국 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미국에서 영어를 잘한다고 일까지 잘하는건 아니더라

 

나는 한국에서 하던 일을 미국에서도 똑같이 하고있다. 다시말하자면, 같은 업종으로 국가만 바꿔서 이직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미국에 와서 업무 방식이나 프로세트, 업계 생태 등에 대해 적응하는데 3개월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언어'였다. 3개월까지는 적응하느라 아무생각없이 회사 - 집만 왔다갔다했다. 6개월까지는 어느정도 귀가 열려서 상사나 팀원들이 업무지시 할 때 적어도 영어를 못알아 들어서 실수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2개월 동안은 귀가 뚫리니 주도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나의 모든 생각을 풍부하게 전달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점점 입을 닫기 시작했다.


팀원들이 업무 외에 소소한 잡담을 나누어도 굳이 업무에 필요하지 않으니 적극적으로 대화에 끼지 않았다. 업무를 할때도 말을 하기 전에 몇 번이고 곱씹어서 이 생각을 말로 내 뱉는게 필요한지 아닌지를 한참 고민한 후에야 내뱉었다. 10가지를 생각하면 그중에서 꼭 필요하다 싶은 의견 2~3가지만 말로 전달했다.


사실 이렇게 일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팀원들은 프로였고 굳이 많은 단어를 나열하지 않아도 나의 부족한 영어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일을 진행시켰다. 또 공식 미팅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그랬듯 대부분의 업무는 이메일로 지시하고 전달하기 때문에 영어를 읽고 쓸줄만 안다면 웬만한 업무는 진행가능했다.


영어를 잘하지 못했지만 언어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팀원들과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그런데 문제는 올해초부터 한국 정부 일을 맡으면서 불거졌다. 


한국 고객사에서 팀원들과 영어 소통이 어려운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다보니 한국과 미국간 소통을 전적으로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사실 말이나 글을 한글에서 영어로, 영어에서 한글로 번역하는건 그동안 미국에서 많이 하던일이라 괜찮았다. 


문제는 미국인에게 낯선 한국 제품이나 문화를 팀원들에게 이해시키고 일을 진행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10가지 생각해서 2~3가지만 말해서 일을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주도적으로 10가지를 생각해서 10가지를 말해야하고 10가지를 들으면 10가지의 내 생각과 이해한 내용을 얹어 20가지를 팀원들에게 전달해야만 했다.


사실 한국 정부의 프로젝트는 나의 팀원들과 사장님이 나를 믿지 않으면 결코 시작하지도 않았을 일이다. 상상해보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회사에 단 한사람뿐이고 고객사는 영어로 소통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회사 운영에 있어 조금 더 안전한 길을 택하는 사장님 입장으로서는 많은 위험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이 일을 지금까지 진행해오면서 사장님이 나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You should stay strong", "Don't give up" 이 두 가지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한국에서 오는 모든 정보는 내가 먼저 받은 후 충분히 이해할 시간을 갖고 팀원들이 해당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문 자료를 다시 만들어 토론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만 미국인, 일본인, 중국인 등 여러 국가 출신의 팀원들과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업무를 대략 6개월 이상 진행하다보니 미국에서 언어능력이 곧 업무능력을 말해주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완전히 현재 상황이나 업무 내용에 대해 이해하고 팀원들에게 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설득 할 수만 있다면 일은 얼마든지 수월하게 진행 시킬 수 있었다.


사실 팀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방법은 고민하다보면 얼마든지 있었다. 나는 사진 자료를 모으거나 엑셀에 수치 데이터로 표를 만들거나 PPT에 동그라미, 네모, 화살표 등의 기본적인 도형을 활용해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이 봐도 이해할 수준으로 자료를 만들었다. 자료에 있는 영문 텍스트는 직접적이고 단순한 단어로만 구성했다. 조금이라도 애매모호한 단어나 표현은 지양하고 직접적이고 명확한 표현들로 더이상 내용을 쪼개쓸 수 없을만큼 자세하게 풀어서 이메일을 쓰고 문서를 만들었다.


생각해보라.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한국어를 잘한다고 해서 모든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일을 잘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결국 똑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어떻게하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애꿏은 내 영어실력을 탓하기 전에 독자의 입장에서 쉽게 내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친밀감은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


우리회사는 PR, 광고 전문 회사인데 디자이너, 리서치 전문, 미디어 전문 등 프로페셔널 분야를 제외한 프로젝트 매니저 혹은 AE(Account executive)의 영역은 나를 제외하면 모두 일본계 미국인이다. 일본어와 영어 두가지 언어를 회사에서 사용하는데 일본인들끼리 마주쳤다하면 일본어로 떠들기 일쑤다.


회사 입사 후 6개월까지는 일본인들끼리 일본어를 사용할때마다 예민졌고 예민함이 극에 달했을때는 회사 내 팀원간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과 한국, 국가대 국가 문제로 확대시켜 괜한 피해의식까지 느껴 "이럴꺼면 다시는 나같은 한국인을 고용하지 말고 일본인을 고용해라"고 사장님을 포함한 일본인 동료들에게 화낸적도 있다.


사실 일본인 팀원들은 일본어를 사용함으로써 나를 의도적으로 따돌리려고 하거나 한국인이라고 무시하거나 차별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할 줄 모르는 일본어로 일본인 팀원들끼리 서로 웃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있을때면 나와는 나눌수 없는 친밀함, 유대감을 그들끼리는 공유하고 있으니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들의 관계는 나와의 관계보다 더욱 돈독해 보였으리라.


그런데 이런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걸 확인하게 된 날은 생각보다 금방 왔다. 


일본인 팀원 중 한명이 비자 문제로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나게 되었고 절대 끊어질것 같지 않아보였던 그들의 관계도 허무하게 끊어졌다. 회사에 남은 일본인 팀원중 어느 누구도 그녀가 떠났다고 슬퍼하거나 그리워하지 않았고 더이상 그녀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적이 단 한번도 없다. 또 사장님도 떠난 그녀를 위해 미국 체류를 연장해 주려는 노력을 더이상 하지 않았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모적인 "회사 정치"에 할애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메신저 단체방을 통한 회사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한국에서는 카카오톡, 라인, 네이트온 등 메신저를 활용해 팀내, 회사내, 외에서 업무지시가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의 메신저에서 업무지시가 시작되면 업무시간의 개념이 없어지면서 업무외 회사내, 외에서 발생하는 가십거리도 꼭 회자되기 마련이다. 


업무와 관계 없는 동료 헐뜯기, 부하직원 개인사 파헤치기 등의 이슈를 메신저에서 다루기 시작하면 정해진 업무시간에 제대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뿐더러 일을 하려고 해도 제대로 진행하기가 어렵다. 


메신저 외에도 회사내 쉬는 공간에서 동료들과 자리잡고 앉아 잡담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퇴근후 회식을 하는 것 모두 회사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한국 사내 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물론 처음 미국에 왔을때 퇴근후 회식문화, 동료들끼리의 잡담 등이 거의 없어서 조금은 한국의 이런 문화가 그립기도 했다. 하지만, 차츰 회식과 메신저 업무지시, 상사의 커피 한 잔, 술 한 잔 등이 없는 미국 회사생활에 적응하면서 회사 및 업무에 대한 피로감이 없어졌고 정해진 근무시간에 내가 목표로 정한 업무를 모두 끝마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서의 이런 회사 정치 행위들이 불필요하다고 느끼게 된 건 최근 한국 고객사와 내가 카톡 단체방을 통해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다. 1분도 채 안되어 10건 이상씩 쏟아지는 고객사의 업무 지원 요청 그리고 이와 함께 쏟아지는 가십거리들을 다른 업무를 진행하면서 대응하기가 어렵게 느껴졌다. 


분명 나는 회사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한 것 같은데 사실 나는 제대로 진행한 일은 없고 카톡응대만 하느라 오전 시간을 허비했다. 카톡응대한 내용도 사실 메일로 정리하면 1/2페이지 정도로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신뢰'는 국가를 불문하고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덕목이다 


미국에서 비즈니스 할때 미국 고객사는 대부분 에이전시를 자주, 특정한 사유 없이 바꾸지 않는다. 한 번 계약하면 기본 3년 이상인데 한인 회사의 경우 빈번하게 에이전시나 벤더를 1년 단위로 바꾼다. 이런 경우 에이전시나 벤더 모두 고객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결과물이 좋지 않고 작은 프로젝트에 대한 비용도 장기 계약건 보다 많이 높다.


업계의 사례 외에도 미국인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편이다. 일례로 가격이 다른 주유소가 바로 옆에 2-3개 붙어있어도 기름값이 가장 싼 곳에 몰리는게 아니라 가격이 경쟁업체보다 아무리 높아도 본인이 믿고 사용하는 브랜드만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외에도 신뢰는 개인적으로도 미국 회사 내에서 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덕목이었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한 채 미국 회사에 입사했을때 회사 동료들에게 '내가 믿을 만한 사람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지각하지 않는 것이었다. 사실 난 지각 잘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그랬듯 미국에서도 정해진 출근시간보다 최소 15분 전에는 일찍 출근했다. 


한국에서 한국 동료들은 대부분 부지런해서 조금 더 신뢰를 주기 위해 항상 40분~1시간 전에 출근하곤 했는데 미국에서는 미국인 동료들이 대부분 정시에 딱 맞춰오거나 늦는 경우가 많아 15분만 일찍 출근해도 신뢰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1년이 넘는 기간동안 단 한번의 지각없이 다른 동료들보다 15분 일찍 출근하고 있다. 


나는 회사에서 내가 "이렇게 하고싶다" 혹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말했을 때 망설임 없이 내 의견에 따라주는 사장님 그리고 다른 국가 출신의 동료들에게 이런 나의 노력이 한 몫 했을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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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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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온지 어느덧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미국 도착 첫 날 LA의 공항에 걸려있는 성조기를 보며 미국에 왔던걸 실감했고,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왔지만 식당에서 주문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내 모습에 절망했었다. 


나는 대한민국의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남들과 똑같이 초, 중, 고를 졸업하고 문과대학생이라면 취직을위해 마땅히 갖춰야할 토익과 영어회화 점수를 따기 위해 영어 학원에서 공부했고 900을 겨우 넘겨 취직했다. 


요즘 대학생들은 대부분 다 한다는 6개월 이상의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 장기 해외경험은 내 인생에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국에 오기전 필리핀 선생님과의 전화영어, 백인과의 비즈니스 영어수업 등을 통해 '나름의 자신감'을 장착하고 호기롭게 '여기서도 나름 잘하니까 미국에서도 외국인들과 얼마든지 일하면서 잘 지낼수 있어'라고 착각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미국 직장생활 7개월차인 나는 여전히 언어장벽 때문에 직장에서 밖에서 외국인들과 대화할 때 60%도 채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하고 있으며 매일 퇴근 후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나머지 이해를 전혀 못하는 40%는 미국 문화, 함축적 의미와 배경이 포함된 소설책과 일상 업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정치, 경제 관련 이슈의 뉴스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이 공부하는 과학, 수학 등의 교과목, SAT와 GRE 등 학과 또는 전문시험과 관련된 단어, 문장표현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처음 내가 미국에 왔을때보다 듣기, 문장독해, 글쓰기 실력이 스스로 느끼기에도 많이 향상되었다.



 (위) 퇴근 후 정리해 둔 단어집과 영화를 보면서 공부하는 모습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나는 외우기 하나는 자신있었다. 그래서 미국에 오기전 회사 사장님과 화상인터뷰를 진행 할때 모든 에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외워서 준비했다. 철저하게 질문을 예측한 후 완벽하게 모든 답변을 외웠던 것이다. 사장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 후 인터뷰 기사내용은 모두 숙지하고 중요한 인용구 1~2줄씩은 외웠다. 


또 인터뷰 시 처음 인사를 나눈뒤 어떤 주제로 얼마나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사장님과 대화해야할지 미리 스크립트를 만들어 외워둔 덕에 30분 동안 사장님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위)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미국의 회사 전경


하지만 이런 한국식 영어회화 시험용 공부는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밑천을 드러냈다. 출근 첫 한 달은 꼭 해야할 말만 미리 대본 형태로 작성해두었다가 미팅 때 외워둔 대본을 외웠다. 대본에 없는 예상질문이 나올경우엔 간단한 추임새나 동의한다 또는 동의하지 않는다, 좋은생각이다 등만 짧게 언급했다.


하지만 2달, 3달째가 되면서 업무에 투입되어지는 범위 또한 넓어졌다. 팀원들의 의견에 나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할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사장님과 팀원들에게 내가 가진 논리, 전략 등을 장황하게 설득해야하는 경우가 늘었다. 내가 프레젠테이션을 할때마다 여러 국가의 외국인들은 나의 문화적 배경으로는 이해가되지 않는 예상치 못한 질문들을 던졌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설득해야만했고 그때마다 하고싶은 말은 목 끝까지 차오르지만 영어단어나 문장이 생각이 나지 않아 "다음 회의때 충분한 자료를 준비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겠다"라고 말하며 넘기곤 했다. 


어디 그 뿐인가, 항상 나에게 직접적으로 업무 지시하는 외국인 사장님은 내가 사장님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답답함을 자주 느끼곤했는데 그때마다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푹 내쉬곤했다. 


사실, 업무지시는 일상생활 대화와 다르게 업무지시자의 의도, 방식 등을 모두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도 단순히 언어적인 의미 해석만해서는 업무지시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한국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업무가 업무지시자의 의도방향과는 다르게 일을 처리하는 부하직원 또는 동료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영어도 잘 못하는 외국인 부하직원에게 일을 맡기려니 사장님으로서는 난감했을것이다. 게다가 인터뷰 진행시에는 농담까지하며 완벽하게 답변하던 지원자였는데 막상 미국으로 데리고오니 언어 때문에 답답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여서 배신감마저 들었을지도 모른다.


(위)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바로보기 프로그램 목록.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하게 시청할 수 있다.


이후 영어회화 실력 향상을 위해 지금까지 꾸준하게 하는 것이 바로 리스닝이다. 끊임없이 영어 환경에 스스로를 노출시켜 영어를 듣고 이해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모두 "많이 들으라"고하는데 미드, 팝송도 이런 리스닝 훈련때문에 하는 것이다. 


주입식 영어공부를 한 한국사람들이라면 사실 독해나 이메일작성 등의 글쓰기는 사전, 구글번역기 도움을 받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과 대화를 나워야 하는 회화의 경우엔 한국식 영어공부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미국은 리스닝하기에 확실히 좋은 환경이다. 동료들의 이야기를 영어로 들을 수 있으며 식당, 마트 등 어디를가도 외국인들의 영어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바로보기 키즈(Kid's) 프로그램 목록


이외에도 리스닝을 위해 퇴근 후에도 영화 '아이 엠 샘(I am sam)'을 6개월 동안 습관처럼 틀어놓고 들으면서 생활했고 최근에는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유료로 영어자막이 있는 영화를 매일같이 시청한다.


영어 공부를 위한 영화 선정도 중요한데 처음부터 정치, 경제, 급속도로 이야기가 진전되는 헐리웃 영화 등은 삼가는게 좋다. 아이 엠 샘과 같이 장애우, 어린아이, 어른의 영어를 모두 적당한 속도로 들을 수 있는게 좋다.


또는 주토피아, 라이온킹 등 패밀리 애니메이션 영화의 경우 재미도 있을뿐 아니라 단어 수준, 대화 속도 등이 적당해 시청하는데 부담이 없다.


이밖에도 회사 점심시간에 틈나는대로 아리랑TV 사이트에 들어가 문화, 예술, 일상 등 다양한 주제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4 Angles 프로그램 또는 뉴스 프로그램 등을 20분 정도 꾸준히 시청하고있다.  


(위) 퇴근 후 시청하는 넷플릭스 영화 장면


영화나 기타 영어 프로그램을 시청할때 내용을 100% 이해 또는 해석할 필요는없다. 다만, 영어 자막과 함께 시청함으로써 내가 놓치는 단어나 문장 표현의 경우 자막을 통해 한 번쯤은 확인하고 넘어가면 도움이 된다. 


또 일상생활 예를들면, 빨래개기, 청소하기 등을 하면서 영화 등을 틀어놓기만해도 좋다. 무심코 반복적을 틀어놓은 영화속 대사들이 무의식적으로 내가 외국인들과 대화할때 튀어나오는 경우도 많으니까 말이다.


(위) 실제 근무하고 있는 미국 회사의 내부 모습


앞서 말했듯 나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단지 대학시절 영어는 토익 외에 관심이 없었고 직장생활 할때는 영어를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던 사람이 미국까지 와서 마케팅 업무, 일상 생활을하며 나름 영어실력 향상을 위한 노하우를 조금씩 알았고 그걸 공유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


미국에 와서 업무를 하는데 가장 스트레스 요인은 '언어'였다. 동료들과 대화하다보면 업무에 대한 열정에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 설명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않아 좌절하거나 포기했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자발적 포기 외에도 동료들이나 상사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나의 언어 문제로 인해 외국인들과 자주 접촉해야하는 업무에서 제외된 경우도 종종 있다.


30년 가까이 한국에서 매일 영어를 공부했던 경험은 학창시절 시험기간 뿐이었다. 그런데 미국에와서 영어를 사용하며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 놓이니 간절하게 영어를 잘하고싶고 처절하게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업무에서 언어문제로 제외되거나 나에게 온 기회를 언어로인해 놓치게 되는일은 적어도 없어야 한다. 또, 외국인 동료와 어울리기 위해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의견 한 두 마디쯤은 해야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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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언니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5개가 달렸습니다.
  1. 인상깊은 체험기네요.
  2. 요즘 미국 비자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슬기로운언니님은 문제 없으신가요?
    • 안녕하세요 초이님,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럼프때문에 미국에 체류하는 서류 미비자들이 추방되거나 영주권자들도 해외에 나갔다 들어올때 공항에서 따로 검사받는 상황이 되었어요 ..ㅠㅠ 범죄전과가 없어도 일반가정의 부모가 합법적인 비자 서류가 없는경우에 자녀의 학교앞에서 이민국에 의해 체포되기도 하구요.. 초이님은 잘지내고 계시나요?
  3. 지나가는해외동포 2017.06.26 20:44 신고
    저는 유럽권 거주중인 해외동포인데 이방인으로써 살기가 역시 여기저기 쉽진 않네요. 저는 유럽내 영어권 나라가 아니다보니 영어를 자연스럽게 들으면서 학습하긴 어려운데다 외국인이다보니 영어로 대화할 수 밖에없는 상황이 많아서 막막했었는데 영어 공부관련 여러 팁들 보고 다시 기운을 내보려고 합니다. 아리랑 TV랑 넷플릭스를 저도 한번 끼고 살아봐야겠어요! 공유 감사해요 화이팅 입니다 :)
  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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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당했다고 억울해하기 전에

알면서도 대비하지 않았던 나를 먼저 탓해야 할 때다


셰익스피어가 그랬던가, "인생에 안전벨트는 없다"고.

그가 남긴 이 글귀는 나뿐만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먹고살기 어려웠던 옛날이야 국가에서 식량도 나눠주고 미군 부대가 배고픈 소녀들이 치맛자락을 펼쳐보이면 초콜릿을 한움큼씩 던져줘 허기를 채워주었으니 국가에 대한 신뢰나 의존도가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았을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국가와 회사 심지어는 가족에게조차 '누군가는 나를 지켜줄꺼야'라는 믿음을 갖기가 어려운 때이다.


사실 내가 나 스스로를 돌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데 그 누가 나를 돌봐주고 챙겨 줄거란 생각은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국가 또한 마찬가지다. 효자 수출국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중국이 최근 사드문제를 핑계로 한국 제품을 불매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마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혔다'라는 기분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뿐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스냅챗 등 SNS으로 한국 브랜드제품 정보를 공유하고 불매운동을 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최대 60%까지 매출이 감소했다고 하소연하는 한인상인들이 있다. 


나는 중국의 정치적 요소로 인해 한국기업이 중국 본토는 물론 미국에서까지 매출 피해를 입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수출 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대해 논할때 "중국에만 의지하면 안된다" "수출국 다변화를 해야한다" 등을 끊임없이 언급했었고 누구나 이에 대해 대비해야한다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다만, 우리는 알면서도 안일한 생각으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사활(死活)'을 걸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 대통령 탄핵 사건이 정치적 부패를 타파하고 새롭고 성숙한 민주화를 다시 이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면, 사드보복으로 인해 중국이 국가적차원에서 한국 제품을 불매하는 행위는 수출국 다변화를 통한 경제 민주화를 이룩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민주화가 우리손으로 뽑은 지도자가 잘못을 했을때 합법적인 절차에 근거해 우리 손으로 제거하고 교체하는 것이라면, 경제 민주화는 수출국의 부당한 처우에 맞서 '우리도 안팔면 그만'이라고 말하며 다른 수출국을 통해 매출증대와 제품 및 국가 브랜드 이미지 확산, 경제발전 등을 실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제품은 미국에서도 통한다


나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회사의 유일한 한국인 마케터로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사례에 대해 관심있게 보고 있다. 평소에 한인매체, 현지언론, 아시아언론 등을 모두 챙겨 보면서 한국기업의 광고, 홍보활동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국내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가성비(quality to low price)' 좋은 제품들이 아직 많은데 미국에서는 여전히 수출에 관심을 갖는 일부 기업만이 박람회(Expo, Showcase, Trade Fair) 등에 참가하거나 광고, 홍보, PR 등의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현대, 기아, 농심, 롯데, 토니모리 등이 미국에서 마케팅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 특히 토니모리의 경우에는 가성비가 훌륭한 화장품 브랜드로 미국인들에게 상당히 인지되어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토니모리는 중저가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로 가성비 좋은 마스크팩을 무기로 삼아 최근에는 아마존(amazon.com)과 손잡고 본사차원에서 직접 제품을 유통하고있는데 마스크팩 제품이 아마존닷컴 해당 카테고리에서 1위를 했다. 


사실 한국인이라면 '우리나라에 가성비 좋은 로드숍 브랜드가 많은데 왜 토니모리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정치적 요소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중국시장에서 미국시장으로 눈을 돌린 토니모리의 판단력과 미국에 있는 한국 수출입 유관기관 도움을 발판삼아 어떻게든 수출판로를 찾으려고했던 토니모리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은 물론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까지 그동안 미국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아 쌓아올린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인들의 좋은 이미지가 외부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삼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지도는 이제 말할 것도 없으며 한국과자, 화장품이 최근 미국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이루고 있다. 


대한투자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댈러스 무역관이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화장품의 대미 수출규모는 3억 1991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7.85% 증가한 수준이다. 


토니모리 외에도 미국에서 한국 중소업체의 화장품을 편집샵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피치 앤 릴리'는 미국의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스(Macy's) 뉴욕점에 K뷰티 최초로 단독 편집숍 매장을 오픈했으며 온라인 하루매출만 20만 달러라고 한다. 피치 앤 릴리의 알리샤 윤 대표는 미주 한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는 한류 덕에 한국 화장품이 인기지만 미국에선 품질이 좋아 인기다. 또한 마케팅이 부족할 뿐 화장품 종주국으로 불리는 유럽연합을 뛰어넘는 수준이다"라고 말하며 한국화장품의 뛰어난 성능에 높은 자부심을 갖고있다. 


한국 과자의 경우 미국 과자보다 덜 달고 덜 짜기 때문에 최근 웰빙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미국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최근에 아마존 닷컴은 Korean-beauty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아마존이 국가 이름을 붙인 카테고리를 따로 만든 것은 처음이다. 



https://www.amazon.com/Korean-Beauty/b/ref=suncare_lnav_korean?ie=UTF8&node=11585018011&pd_rd_r=M5DG3XP30RT879MWD3H8&pd_rd_w=ORXDD&pd_rd_wg=slvO9&pf_rd_m=ATVPDKIKX0DER&pf_rd_s=merchandised-search-leftnav&pf_rd_r=M5DG3XP30RT879MWD3H8&pf_rd_r=M5DG3XP30RT879MWD3H8&pf_rd_t=101&pf_rd_p=5c50400f-f2f6-492f-a625-d1a6a7c611e9&pf_rd_p=5c50400f-f2f6-492f-a625-d1a6a7c611e9&pf_rd_i=3760911


여전히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다


이처럼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국기업을 소개했지만 이런 기업들은 사실 신문기사로 실릴 만큼 드문 경우라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미국의 마케팅 회사에서 외국인 팀원들과 아시안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위한 홍보, 광고를 담당하고 있다. 여러 외국 고객사 중 일본관광청의 경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최근 공격적으로 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있다.  


실제로 이런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일본으로 관광을 가는 미국인들의 관광객이 3년 전에 비해 늘었음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일본관광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미국인의 수는 13,413,467로 전년 대비 29.4% 증가, 2015년에는 19,737,409로 전년 대비 47.1% 증가, 2016년에는 24,039,000으로 전년 대비 21.8%가 증가하고 있다.


구글에서 '아시아 여행'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한국은 없어도 일본은 항상 관련 여행상품 및 여행 정보 노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혹자는 이런 일본의 선전에 대해 "일본은 이미 관광국으로서 볼거리가 우리보다 훨씬 많기때문에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한다. 


'아시아 여행(Asian destination trip / Asia tour)' 키워드로 검색 후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er), 론리플래닛(lonely planet) 등의 여행 사이트내 포럼(forum)에 게시된 미국 여행자들의 글을 하나씩 분석해 보면, 미국인들은 미국과 전혀 다른 세계의 아시아 여행을 꿈꾸지만 언어, 치안 등의 문제를 가장 걱정하기 때문에 선뜻 아시아 여행 상품 구매를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한국과 동일한 언어 장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 상인들의 친절함이 훌륭하다는 미국여행자들의 리뷰, 안전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한 관광청 차원의 온라인 자료 제공 등을 통해 미국 여행자들을 일본으로 향하게 만든다. 


결국 관광자원도 자원이지만 외국인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과 태도, 외국인 여행자들의 니즈를 분석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야하고 마지막으로 마케터가 이를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려 결정적으로 한국 여행상품(투어 패키지, 항공권, 호텔 숙박권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문앞까지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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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슬기로운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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