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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미국 & 한국

미국으로 이직 후 다시 한국으로의 이직

by 슬기로운언니 2018. 10. 27.

경력 4년 만에 이직의 고수가 되었다. 한국 - 미국 - 한국으로 2번의 회사에서 일을 했었고 현재는 3번째 회사에서 일을 하는 중이다. 


내 이직의 특징은 1)국가를 넘나들었고 2)한 회사에서 최소 1년반 최대 2년 정도만 머물렀으며 3)직무는 대학 전공시절부터 한결같다.






'한국과 미국, 미국과 한국' 국가를 넘나든 이직 - 어디가 더 좋을까?    


최근 국내 중앙지 기자와 일 때문에 미팅을 했다. 기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의 답은 "어느 국가나 사람 사는 곳은 똑같고 여행이 아닌, 독립된 경제 주체로서 경제 활동을하고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다보면 어느곳이나 살기 빡빡하다" 였다.

 

그러자 기자도 "맞다. 사실 워킹홀리데이하면서 타 국가에서 2000만원, 3000만원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직업 조건을 보면 국내에서는 하지 않을 업종에서 일하면서 한국에서 처럼 돈을 안쓰고 아끼고 아껴서 모은 돈이다"라며 내 의견에 동의해 주었다.


기자의 의견에 덧붙이자면, 실제로 미국 생활하면서 20대 한국 학생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인종이 뒤섞인 4-5명이 한 방에서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봤다. (2명 이상으로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건 기본이었다) 그걸 보면서 과연 한국에서도 그들이 저렇게 지낼수 있을까 생각했던 적이 많다.   


나의 경우에는 미국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벌어들인 수입은 내가 한국에 있었더라면 굳이 쓰지 않았을 곳에 혹은 한국에서보다 더 많이 사용한 곳으로 모두 빠져나갔다. 우선, 비싼 LA 집값을 감당해야 했고 자동차 할부, 보험(자동차, 병원비 등), 세금(State/City 세금, 수입에 대한 세금, 도로이용료, 차량 번호판 갱신 비용 등), 체류 신분 유지를 위한 변호사 비용, 식비, 기타 생활비, 차량 유지비, 병원비 등이 나의 주된 지출 내역이었다.


한국에서 출퇴근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타면 될 것을 넓은 미국 땅에서 살다보니 자가용이 없으면 출퇴근이 불가능했다. 처음엔 우버를 타고 출퇴근하며 버텨볼까 했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같은 거리에도 시간에 따라 2배~3배까지 비용이 오르곤했다. 설상가상으로 출근길에 우버기사가 이웃동네 손님을 함께 태우고 간다고 길을 한참 헤매서 딱 한 번 지각하고 나서는 바로 차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수많은 나의 지출 중에 가장 아까웠던 건 사랑니 1개 발치를 위해 500불(50만원) 이었다. 총 사랑니 2개를 뺐어야 했는데 차마 사랑니 2개 발치 하는데 100만원을 쓸 수가 없었다. 당시에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국내에서 사랑니 발치하면 의료보험 혜택으로 1개 당 2~3만원이면 뽑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통장에 은행별로 요구하는 일정 잔고를 유지하지 않아 한달에 2달러씩 은행에서 마음대로 내 계좌에서 빼갔다.  


서론이 길었지만 결론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어디든 먹고 사는것은 녹록치만은 않다.





한 곳의 회사에서의 2년 이하의 짧은 근무경험 - 이직에 '독'일까 '득'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득'이 되게 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은 있다. 

어느 곳을 가든 훗날 현재보다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을 원한다면 그곳에 맞는 스스로의 능력 개발은 필요하다. 


  

미국 광고회사로 이직 전, 국내 홍보회사에서 국내 기업만 클라이언트로 두고 일했다. 국내에서 초-중-고-대학교까지 졸업하고나니 특별히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외국어 실력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첫회사에 입사해서 해외 클라이언트가 아닌 국내 클라이언트만 담당하게 됐다. 


그당시 단지 한국어로만 근무하는게 못마땅해서 미국으로 향한건 아니였다. 대기업의 홍보를 맡다보니 외부 홍보 컨설턴트로서 보다 전문적인 의견을 제공하고 싶었지만 시야나 경험이 부족했고 한계를 느껴 해외로 공부라도 하러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영어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각자의 산업군에서 어떤 광고, 홍보 활동을 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또, 인종이 다른 여러 동료들과 팀을 이루다 보니 인종별 문화와 특성, 소통 방법 등에 대해 알게 됐다. 


현재 한국서 외국계 회사에서 미국인 대표, 상사와 팀을 이루어 중국, 영국, 뉴질랜드, 이탈리아 등 전세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클라이언트와 일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이전부터 소망했던 근무조건에서 일 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 첫 회사에서의 실무경험, 미국 두 번째 회사에서의 언어능력, 소통능력, 글로벌 직무 경험이 밑바탕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직무나 산업군 변경 - 이직 시 유리할까?


나의 경우 국내든 해외든 한 우물만 팠던 나의 홍보 경력이 도움이 됐다. 회사 인터뷰 때마다 면접관이 긍정적으로 봐주었고 원하면 비교적 쉽게 나의 업계에서 일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취업 비자 및 대사관 인터뷰 진행 시에도 대학시절 전공과 한국에서의 직무 경력이 일치했기 때문에 쉽게 승인이 났었다.   


이직할 때 본인의 직무나 산업군 변경은 자신의 의지로 하겠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건 아니다. 나의 경우 보통 헤드헌터가 잡을 제안할때 나의 이전 경력이나 담당 직무 기반으로 제안했다. 그리고 일반 기업도 헤드헌터와 마찬가지로 지원자가 이전 본인의 경력에는 없는 직무나 산업군으로 이직을 하려고 한다면 신입 포지션이 아닌 이상 어렵다. 


사실 이런 이유로 나도 어쩌면 한 우물만 파게 된것도 있다. 자의 반, 타의 반 결국에는 나를 고용하는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신입이 아닌 경력자를 채용할 때는 지원한 경력자의 풍부한 경험과 신입에게는 없는 능숙한 스킬을 원하기 때문이다.




4년 동안 회사를 총 3번의 회사에서 근무하며 "이직을 많이 할 수록 좋다, 나쁘다"는 온전히 스스로의 역량과 경력에 따라 달렸다는걸 몸소 느꼈다. 미국의 경우엔 회사를 자주 옮기면서 본인의 몸값을 높혀나가는게 오히려 업계에서는 능력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반면, 한국에서는 몇몇 헤드헌터나 기업에서 자주 이직한 사람은 지원조차 하지 말라고 명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함께 일하는 팀원, 상사 그리고 적성, 업무량 등 직장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이유로 스스로의 삶이 괴롭고 절망적이라면 이직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보라고 권하고싶다. 


흔히 주변에서는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 많이 만나보며 스스로에게 맞는 배우자를 찾으라고 말한다. 결국 좋은 직장은 나에게 맞는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좋은 직장을 찾는것도 좋은 배우자를 찾는 것만큼이나 다양한 시도와 노력, 도전을 해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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