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생활] 독립, 홀로서기, 가족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by 슬기로운언니 2016. 7. 6.

'외로움'을 마주하다


내가 미국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했을 때, 모두가 "잘 됐다", "넌 잘 할거다"라며 축하해줬다. 그러면서 "그런데, 너가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항상 덧붙이곤 했다. 


'타국에서 말이 안 통할까', '외국인 상사에게 인정받지 못할까'가 아니라 친구, 가족 없이 혼자서 너가 외로움을 잘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걱정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내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으로 보였는데 나만 그동안 몰랐나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혼자서 영화를 보도 했고 여행도 다녀왔고 20살때부터 혼자서 식당에서 밥도 잘먹었기 때문에 외로움을 잘 느끼지 않으며, 종종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도 곧 잘 극복해 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고 3개월이 넘어가고 모아 놓은 월급과 퇴직금을 다 써 가고, 나이도 먹어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민망하고, 직장경험이 있기 때문에 '취준생'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도 애매한 상황에 놓이고 보니 '인생은 철저하게 홀로서기'라는것, '내 인생을 책임질 사람은 결국 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렸을때는 가족, 20살때까지는 학교 또래 친구들이, 회사에는 직장 동료가 항상 옆에 있었다. 그래서 외로움을 느낄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더구나 외로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은 부모님도 선생님도 나에게 가르쳐준 적이 없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확실한 방법


외로움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라",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으로 옮겨라"라고 말한다. 


20년 동안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부동산 투자자로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 예쁘게 꾸미고 디자인 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디저이너로서 활동한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면 기뻤던 순간보다 힘들고 버거웠던 기억만 있다고한다.


그런데, 노후로 시작한 부동산 재테크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난다고 한다. 산책하다가도 예쁜집, 보석같이 숨어있는 단지를 발견해 지인들에게 소개해주면 희열을 느낀다고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본인에게 '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직업'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의 저자 김정운 교수는 "모든 문제는 외로움을 피해 생겨난 어설픈 인간관계에서 시작된다. 외로움을 감내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방법이다."라고 말하며, 외로움은 우리 인생에서 뗄 수 없는 것이며 왜 외로움을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했다.



인터넷에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를 적다보면,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자는 취미활동을 해라, 일을 더 많이 해서 딴 생각 할 틈을 주지 마라, 육체적으로 피곤하게 만들어라, 동호회 등의 모임에 나가라 등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아닌, 외로움을 회피하는 방법에 대해 나열하고 있다.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은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본질적인 해결책이지만, 사실 일상생활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나 또한 그랬었다.


항상 여러 관계를 만들었고 그 관계를 통해 허무함과 '혼자'라는 느낌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하려고만 했다. 그리고 이 방법이 지금을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피곤해 외로움까지 날 괴롭히지 않았으면 했다.



미국에서의 홀로서기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


미국행은 표면적으로 경력을 쌓기 위한 도전으로 보일 수 있지만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나의 가장 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장치'이다. 


가족도, 친구도 지인도 없는 타국 땅에서 철저하게 홀로 먹고 자고, 돈을 벌며 살다보면 외로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외로움을 내 삶의 일부로 여기다보면 내가 내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


그리 오래 산 건 아니지만, 김정운 교수의 "모든 문제는 외로움을 피하기 위한 어설픈 관계에서 시작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외로움을 순간순간 피하기 위해 하는 나의 모든 행동은 후회를 낳았다. 


그래서 결혼은 외로움 앞에서 당당한 내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부디 외로움 앞에서 또 다시 무너지는 나약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하루 나 자신을 다잡아야겠다.  











 






댓글